A씨는 최근 만 17세 딸이 조건 만남을 해 온 사실을 알게 됐다. 아이가 심신미약 상태로 상황판단이나 충동 조절 등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벌인 일이었다. A씨는 일단 딸을 정신과에 입원시켜 치료하고 있다.
A씨는 조건만남 남성들이 아이가 미성년자인 것을 안 것으로 보고 있다. 그래서 이들을 경찰에 신고해 처벌하고 싶다. 그런데 자칫 딸도 성매매 혐의로 함께 처벌받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 된다. 그래서 변호사에게 이에 대한 조언을 구했다.
19세 미만인 경우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청소년성보호법) 적용
변호사들은 A씨의 자녀가 아직 미성년자여서 조건만남으로 처벌을 받는 일은 없다고 말한다. 아청법에 따라 A씨의 자녀는 피해자이고 보호대상자라는 것이다.
법무법인 오션 문종원 변호사는 “19세 미만은 ‘아동‧청소년’에 해당해 ‘아동‧청소년의 성 보호에 관한 법률’이 적용된다”며 “A씨 자녀는 이 법률에 따라 처벌받지 않게 된다”고 짚었다.
라미 법률사무소 이희범 변호사는 “아동 사건에서 조건만남을 한 미성년자는 피해자로 분류된다”고 말했다.
2020년 개정한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청소년성보호법, 일명 ‘아청법’) 제38조는 성매매 범죄의 대상이 된 아동‧청소년에 대해서는 보호를 위해 처벌하지 않는다고 규정하고 있다.
법률사무소 태희 김경태 변호사는 “법이 아동·청소년을 보호하는 이유는, 이들이 사회적·문화적 제약 등으로 아직 온전한 자기 결정권을 행사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인지적·심리적·관계적 자원의 부족으로 타인의 성적 침해 또는 착취 행위로부터 자신을 방어하기 어려운 처지에 있기 때문”이라고 법취지를 설명했다.
“따라서 A씨는 자녀에 대한 훈육과 치료를 진행하면서, 별도로 가해자들에 대한 처벌을 구할 수 있다”고 이희범 변호사는 말했다.
문종원 변호사는 “A씨가 상대방 성인 남성들을 고소해도 아이에게 처벌이 내려질 염려는 없고 민사상 불법행위에 따른 손해배상 청구도 가능하니, 고소 및 민사소송 진행하라”고 권했다.
아동‧청소년에 대한 성범죄 처벌 수위 높아져
변호사들은 아동‧청소년의 경우 타인의 성적 침해 또는 착취 행위로부터 자신을 방어하기 어려운 처지에 있기에, 가해자에 대한 처벌 수위가 높다고 말한다.
법률사무소 태희 김경태 변호사는 “아동‧청소년의 성을 사는 행위를 한 자는 1년 이상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 원 이상 5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며 “A씨 자녀와 조건만남을 한 성인 남성은 모두 처벌을 받을 것”이라고 했다.
법률사무소 파운더스 하진규 변호사는 “상대방이 A씨의 딸과 조건 만남을 할 당시 미성년자인 사실을 인지했다면 아청법 위반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이어 “만약 A씨의 딸이 미성년자인 사실을 숨겨 성인이라고 하였거나 미성년자인 사실을 인지할 수 없는 사정이 있었다면, 상대방이 이를 입증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법무법인 중용 이철 변호사는 “조건 만남 행위 당시 A씨 자녀가 만 16세 미만이었다면, 상대 남성들은 형법상 미성년자의제강간죄로 처벌받게 된다”며 “A씨 자녀의 동의하에 상대 남성들과의 조건만남이 이루어졌더라도 죄의 성립에는 영향이 없다”고 말했다.
법무법인 에스 서초 임태호 변호사는 “A씨 자녀가 정신과 질환을 앓는 상태였다면, 그 정도에 따라 장애인에 대한 간음죄가 성립할 수도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