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안녕하세요. 질문에 답변드립니다.

선고유예의 요건은 ‘1년 이하의 징역, 금고, 자격정지 또는 벌금형에 해당하는 범죄’, ‘전과가 없을 것’, ‘피해회복이 되었거나 사안이 경미하고 재범가능성이 없는 경우’입니다.

성범죄는 모든 범죄의 법정형이 매우 중하기 때문에 선고유예 판결이 적은 편입니다. 다만 법리적으로 불가능한 것은 아니기에 같은 성범죄 혐의에도 누군가는 선고유예 판결을 받고 있습니다.

저희의 경우 카메라등이용촬영죄, 불법촬영물소지죄, 아동성착취물소지와 같은 디지털 성범죄는 물론 아동성매수와 같은 중한 성범죄 사건들에 대하여도 선고유예 판결을 받은 사례가 있습니다. 지금까지 수행해 온 동일 혐의의 검찰 기소유예 처분 사례를 다수 제출하고, 다른 법원의 선고유예 사례도 제출하는 등의 변론활동을 통해 선고유예 판결을 이끌어내고 있습니다.

참고가 될 만한 판결을 소개해 드리면서 답변을 이어가겠습니다. 해당 사건은 성인을 대상으로 한 불법촬영물소지죄에 있어서는 가장 널리 알려진 소위 ‘윤드로저 영상’인데요, 이 불법촬영물은 너무나 널리 유포되어서 경찰청에서 주기적으로 다운로드를 단속해도 근절되지 않고 다른 사이트에서 또 유포되는 영상입니다. 피해자들은 여전히 고통받고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어 안타깝습니다. 그런데 한편으로는 음란물사이트에서 영상을 다운 받았던 분들 중에 막상 다운받고 나서야 이것이 불법촬영물임을 알게 되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만약 이러한 사건에 관한 수사가 진행되어 검찰로 송치될 경우, ‘다운로드를 받은 경위, 소지한 기간(다운 받은 후 삭제한 기간), 불법촬영물임을 인식할 수 있었던(또는 없었던) 사유’ 등이 잘 변론되고, 충실한 양형자료를 제출하게 된다면, 검찰에서 기소유예 처분을 기대해 볼 수도 있습니다.

저희는 검찰에서 기소유예 처분을 한 다수의 사례를 제출하여 법원에 변론하였고, 재판 중 판사님께서도 검찰의 기소유예 사례에 주목하였습니다. 이렇게 법원의 선고유예 판결을 받은 후, 그 선고유예 판결문을 다시 다른 사건의 수사단계에서 제출하여 선처가 가능한 사안에서는 최대한 재판까지 가지 않고 검찰에서 기소유예 처분을 받도록 하는 방법으로 변호업무를 수행한 경험이 있습니다. 재판단계에서의 선고유예보다는 수사단계에서의 기소유예처분이 입건되신 분에게는 덜 고통스럽기 때문입니다.

검찰 기소유예의 기준에 관한 법규정은 없지만 가장 중요한 요건은 ‘전과가 없거나 또는 경미한 범죄’입니다. 이와 비교되는 법원 선고유예의 요건은 형사소송법에 ‘1년 이하의 징역, 금고, 자격정지 또는 벌금형에 해당하는 범죄’, ‘전과가 없을 것’, ‘피해회복이 되었거나 사안이 경미하고 재범가능성이 없는 경우’입니다.

위 두 요건만 비교해 봐도 검찰 기소유예 처분이 법원 선고유예 판결보다 더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제 경험상, 법원이 선고유예 판결을 한 경우 검찰이 이에 항소하는 경우가 극히 드물었습니다. 법원은 선고유예 판결을 하더라도 검찰이 항소하지 않을 사안에 대해 선고유예를 하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파악됩니다.

종합하면, 동일한 사안에 대해 기소유예 가능성, 1심에서의 선고유예 가능성, 항소심에서의 선고유예 가능성을 비교하면 기소유예 가능성이 가장 높고, 항소심 선고유예 가능성이 가장 낮습니다. 그러나 1심에서 안 되었던 합의가 항소심에서 이뤄지거나, 1심에서 현출되지 않은 양형자료가 항소심에서야 현출될 것이 있다면 항소심 선고유예 가능성도 있습니다.

항소심에서의 선고유예를 바란다면 1심 판결의 형량을 결정지은 중요 요지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그에 맞는 변론요지, 충실한 양형자료와 함께 유사 사건의 선고유예 처분례 및 판결을 제출하는 등 전문적인 조력을 받으신다면 비록 1심에서 형을 받으신 상황이라 하더라도 항소심 단계에서 선고유예 가능성을 생각해 볼 수 있겠습니다.